Charlotte’s Essential

영화 <귀여운 반항아(L’effrontee)>(1985)는 유난스러울 정도로 싱그러운 ‘푸른’ 영화다. 샤를로트 갱스부르가 연기한 샬롯이라는 10대 소녀의 사춘기가 그러하고, 그녀가 살고 있는 프랑스의 작은 시골 마을이 보여주는 여름 색채가 그러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샬롯의 스타일 루킹이 그러하다. 그 푸른 영화 속으로 스며든 그녀의 루킹 하나하나는 프렌치 특유 내추럴 시크의 교본이고, 최고의 패션 신(Scene)들이다. 보트 네크라인 네이비 스트라이프 톱을 데님 팬츠, 화이트 스니커즈와 매치하거나 데님 미니스커트와 매치하는 담백함, 솔리드 네이비 스윔수트에 헐렁한 화이트 셔츠의 소매를 걷어 올리고 끝자락은 허리에 묶는 담담함, 하늘거리는 플라워 프린트 원피스에 플랫 슈즈를 신고 흐트러진 머리를 질끈 동여매는 덤덤함, 그리고 레드 컬러 슬리브리스 원피스에 동일 컬러 헤어밴드를 매치하는 깜찍함까지, 10대 소녀의 센스라 하기엔 너무나 완벽하게 스타일링된 루킹들로 가득한 이 영화가 문득 떠오르는 것은 여름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입술을 타고 이 영화의 주제곡 ‘Sara Perche Ti Amo’를 흥얼거리게 되는, 그리고 쇼츠와 미드리프 톱, 클리어 백, 플랫 샌들이 등장하는 그 푸른 여름 말이다. 


Round Sunglass
잘 자란 화초가 심어진 화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마치 영화 <레옹>의 장 르노나 쓸 법한 라운드 선글라스가 아크네, 드리스 반 노튼, 로샤스 등의 컬렉션 위에 등장했으니. 특히 로샤스를 필두로 한 자일스, 모스키노, 버버리 프로섬 등의 컬렉션에서 선보인 화이트 프레임의 라운드 선글라스가 주목된다.


Cosmic Hat
알렉산더 왕은 완벽하게 구부러진, 유연한 곡선의 블랙 플라스틱의 선 바이저를, 미소니는 눈썹 위에 간신히 걸쳐지는 짧은 챙의 투명 플라스틱 선 바이저를, DKNY는 스카프처럼 묶어 고정시키는 블랙 선 바이저를 캣워크 위 모델들의 머리에 살포시 얹어주었다. 여기에 샤넬과 후세인 샬라얀의 PVC 플로피 해트까지 이어진 서머 해트들의 등장은 햇빛 차단이라는 본연의 의무는 망각했을지라도 그 형태와 소재의 중요성을 알려주었다. 


Best Flat Sandal
이번 시즌 베스트 샌들은 단연 미우미우의 주얼 장식 플랫 샌들이다. 생김새가 볼품없이 둔하고 튼튼하기만 한 브라운 컬러 레더 위에 어찌 보면 마치 헤어핀같이 보이는 각기 다른 크기의 투박한 주얼이 장식된 바로 그 샌들 말이다.


Too Much Accessories
액세서리가 대범해졌다. 샤넬은 돌덩이처럼 큼지막한 진주가 겹겹이 엮어진 초커, 네크리스, 브레이슬릿을 세트로 선보였고, 랑방은 마치 메탈로 된 이너 톱을 입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대담한 스와로브스키 파베 네크리스를 캣워크 위에 등장시켰다. 돌체 앤 가바나의 형태뿐 아니라 크기까지 샹들리에를 닮아 있는 컬러 스톤 이어링과, 발맹의 훌라후프라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큰 라운드 메탈 이어링까지 더해져 이번 시즌을 기점으로 액세서리가 그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미친’ 존재감을 드러냈음을 알 수 있다.


Anytime Shorts
엉덩이가 보일 정도로 아찔하게 재단되어 남성들의 말초 신경을 건드리던 울트라 마이크로 쇼츠가 더 이상 트렌디하지 않다는 것이 대다수의 컬렉션에서 증명되었다. 데이 & 나이트 모두 활용 가능하게, 허벅지 중간 정도의 길이가 추천되고 있으므로. 애매한 기장으로 여겨져오던 그 길이의 쇼츠를 섹시하게 변모시킨 알렉산더 왕 컬렉션을 보라. 커팅된 쇼츠의 조각과 조각이 피시네트로 연결되어 아슬아슬하고 은밀한 모습이란!


Clear Bag
속이 보일 정도로 투명한 클리어 백이 이번 시즌 가장 트렌디한 백임을 발렌티노, 샤넬, 버버리 프로섬, 펜디 등의 컬렉션에서 증명했다. 특히 샤넬의 경우 ‘비닐 백’으로 통용되는 PVC 소재 대신 투명 플라스틱을 사용한 미니 사이즈 스퀘어 체인 백을 선보여 클리어 백에 다양성을 선사했다.


Midriff Top
가슴 아래, 바로 그 횡격막 근처에서 날카롭게 재단된 미드리프 톱이 발렌시아가를 필두로 끌로에, 로샤스, 루이비통, 3.1 필립림 등의 컬렉션에서 등장했다. 특히 발렌시아가의 경우, 컬렉션 루킹의 대다수에 선보여진 미드리프 톱은 때론 아찔한 미니스커트와, 때론 날렵한 실루엣의 팬츠와, 때론 플라운스가 화려하게 장식된 롱스커트와 매치되고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어 미드리프 톱이 트렌드를 선도할 것이라고 예견하게 하였다.


EDITOR
이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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