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CH 2013 S/S TREND IF YOU CAN


CANDY MAN
이번 시즌 남성 트렌드의 관전 포인트는 얼마나 귀엽고 깜찍한 컬러를 선택했냐는 거다. 어둡고 칙칙한 컬러들이 주를 이루던 남성 컬렉션이 웬일로 굉장한 변신을 꾀한 셈. 2013 S/S 런웨이는 사탕 한 봉지를 마구 흩뿌려놓은 듯 형형색색의 캔디 컬러가 주를 이루었다. 눈이 시릴 정도로 강렬한 탠저린 오렌지 컬러, 아쿠아 블루, 옐로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각기 다른 캔디 컬러로 치장한 감각적인 블로킹 룩을 선보인 페라가모와 모스키노가 대표적인 예. 반면 현란한 컬러 플레이를 즐긴 이들과 달리 구찌와 질 샌더, 요지 야마모토, J.W. 앤더슨 등은 톤 온 톤의 컬러 매치를 적극 활용한 세련되고 경쾌한 서머 프레피 룩으로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GIPSY WAVE
구겨져 보이는 소재, 흐트러진 머리, 초점 없는 눈빛, 이그조틱한 패턴과 아방가르드한 실루엣이 만나야 비로소 완성되는 집시 룩. 가벼운 오버사이즈 아우터에 이지한 튜닉과 긴 기장의 셔츠, 스카프 프린트 셔츠, 루스한 팬츠를 함께 매치한 보테가 베네타와 에트로의 착장은 1970년대 아메리칸 성향의 보헤미안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집시를 연상케 한다. 버버리 프로섬과 3.1 필립림은 은은한 광택의 오리엔탈 실크와 깨끗한 메시 소재를 사용해 집시 무드를 모던하게 표현했다. 보다 더 완벽하고 특별한 집시 무드를 연출하고 싶다면 빅터 앤 롤프처럼 전체적으로 비정형적인 실루엣에 주목할 것. 여기에 머리에 삐딱하게 살짝 얹은 라피아 모자까지 겸비한다면 더할 것 없이 완벽한 2013 S/S표 집시 룩이 완성된다. 


ATTENTION CAMO
전쟁은 반드시 사라져야 하지만 근사한 밀리터리 무드와 카무플라주 패턴은 패션 신에서 영원히 기억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 시즌까지 카키 컬러와 유틸리티 디테일이 강세를 보이던 밀리터리 룩이 2013 S/S 시즌 본연의 오리지널리티를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카무플라주 패턴을 적극 활용하면서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하고 있다. 아우터에서부터 테일러링, 캐주얼 웨어와 니트까지 다양한 아이템에 담긴 카무플라주가 프링글 오브 스코트랜드의 컬렉션에서 보듯 새로운 컬러로 구성된다거나, 겐조의 컬렉션처럼 미묘한 패턴 매치를 주는 등 기존에 볼 수 없던 방식으로 표현된 것이 적절한 예.


URBAN SHORT
이제 남자도 각선미 관리를 시작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쇼츠 열풍이 시작됐기 때문. 버뮤다 쇼츠를 제외하고는 다소 격이 떨어져 보인다고 생각되던 쇼츠가 다양한 방식과 스타일로 새롭게 제안됐다. 스마트한 감각을 느끼고 싶다면 까르벵, 톰 브라운, Z 제냐 등 많은 컬렉션에서 선보인 수트 스타일의 쇼츠 룩을 선택하자. 싱글이나 더블브레스트 재킷에 쇼츠를 매치하는 이 스타일은 스쿨 룩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며, 자칫 올드해 보일 수 있는 수트 스타일에 젊은 분위기를 더한다. 캐주얼한 느낌의 쇼츠를 트렌디하게 소화하고 싶다면 통이 넓은 아크네와 질 샌더의 쇼츠를 참고하면 되겠다. 쇼츠 스타일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공식이 있다. 쇼츠의 길이를 무릎 정도로 유지하는 것과 슬립온이나 옥스퍼드 슈즈를 신을 땐 양말을 생략하는 것.


CYBER LOVER
미래 지향적이고 사이버틱한 메탈릭 소재는, 금속사로 직조해 빛을 반사하게 만들었다는 버버리 프로섬의 현란한 트렌치코트를 시작으로 강력한 트렌드 돌풍을 예고했다. 표현되는 방식 또한 다양했다. 베르사체는 홀로그램 효과를 더한 메탈릭 소재의 점퍼를 선보였고, 랑방과 닐 바렛은 레더 소재에 은은하게 반짝이는 메탈릭 코팅을 덧입혀 매력적인 아우터를 완성했다. 쇼에서만 소화할 수 있는 소재라고? 천만에 말씀. 크리스토퍼 레이번은 데님 팬츠와 티셔츠라는 지극히 평범한 스타일링에 메탈릭 코트 하나로 세련된 룩을 연출해 리얼 웨이에서도 쉽게 활용 가능한 소재임을 증명했다. 그래도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슈즈나 백에서부터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MODERN FLORAL
이번 시즌은 꽃을 든 남자보다 꽃을 입은 남자가 대세다. 플로럴 프린트가 캐주얼 톱, 셔츠와 같은 기본 아이템부터 풀 착장 수트까지 다양한 스타일에 다채롭게 수놓였다. 특히 이번 시즌 라프 시몬스와 우영미는 독특하게 여성스러운 모양과 컬러의 플로럴을 키 프린트로 선택, 남성복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무드의 룩들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중요한 사실은 플로럴 프린트를 사용했다고 해서 모두 다 여성스럽게 보이는 건 아니라는 것. 준야 와타나베와 같이 플로럴 프린트 상의에 솔리드 컬러의 하의를 스타일링하거나 블랙 혹은 네이비 톤의 이너를 매치하면 강인한 인상을 줄 수 있다. 최악의 예를 꼽자면 단연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꽃밭으로 만들어버린 베르사체.


SNOW WHITE
고인이 된 디자이너 앙드레 김을 연상시켜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지던 화이트 룩이 디자이너들의 손길을 거치자 그 어떤 컬러보다 트렌디해졌다. 3.1 필립림은 지퍼를 디테일로 사용한 스포티한 느낌의 아우터를 활용해 캐주얼하면서도 하이엔드적인 스타일링을 연출했고, 지방시는 가위로 오려낸 듯한 컷아웃 디테일을 살려 다소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화이트 재킷에 적절한 포인트를 주었다. 화이트 풀 착장 스타일링에 도전하고 싶다면 화이트 로퍼로 깔끔하게 마무리한 구찌와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의 수트 룩을 참고하자. 깨끗한 컬러를 매치할 때는 그에 맞는 절제된 실루엣을 선택해야 정돈되면서도 안정된
스타일링이 연출된다. 그 밖에 준지의 캡이나 지방시의 볼드한 체인 장식 샌들같이 감각적인 아이템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유용한 스타일링 팁.


BASEBALL GAME
디자이너들은 S/S 시즌이 찾아오면 유독 스포티즘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다. 이번 시즌 역시 마찬가지. 톱맨과 미하라 야스히로, 닐 바렛 등을 비롯한 젊은 감성의 디자이너들은 ‘야구’ 종목에서 영향을 받은 듯한 의상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눈에 기억해야 할 아이템은 새롭게 변형된 베이스볼 재킷. 3.1 필립림은 팔 부분을 시스루로 처리한 독특한 베이스볼 점퍼를, 버버리 프로섬은 실크 소재의 미래적인 베이스볼 점퍼를 선보여 유니크한 스포티브 캐주얼 룩을 연출했다. 에르메스와 이세이 미야케는 기존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유지한 Y자 모양의 칼라 디테일이 들어간 베이스볼 셔츠를 통해 아메리칸 캐주얼을 클래식하게 표현했다. 겐조를 포함한 다양한 디자이너들은 베이스볼 캡을 포인트로 활용해 경쾌하고 쿨한 분위기를 더했다.


STRIPE STRIKE
블루 컬러로 일관되던 마린풍의 뻔한 스트라이프는 이제 그만. 디자이너와 그래픽을 즐기는 젊은 아티스트와의 조우가 깊어 지면서 스트라이프 패턴의 모습 또한 아티스틱하게 변모했다. 톱맨은 사인팬으로 그린 듯 컬러풀한 스트라이프 패턴을 이용해 전반적인 컬렉션 분위기를 생동감 있게 살렸고, 물감이 번진 듯한 닐 바렛의 스트라이프는 기존의 모던하고 무거웠던 이미지에 유쾌하고 신선한 분위기를 불어넣었다. 시칠리아 섬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한 돌체 앤 가바나의 이국적인 스트라이프는 자칫 코스프레처럼 표현될 수 있던 이번 시즌 콘셉트를 커머셜하게 풀어낼 수 있도록 도왔으니 이보다 훌륭한 패턴이 또 있을까.


NEW MODERNISM
눈을 아프게 할 정도로 화려한 트렌드가 대세지만, 반면 잔잔한 느낌으로 눈길을 끄는 트렌드도 있다. 바로 뉴 모더니즘. 이번 시즌 전통 클래식이나 미니멀 무드는 미래적이고 인공적인 관점으로 완벽히 트위스트된 새로운 모더니즘을 완성했다.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는 정제된 수트 룩에 톤 다운된 컬러와 메탈릭 효과를 더한 소재의 아이템을 믹스했고, 디올 옴므와 질 샌더는 투톤 소재를 이용한 색다른 감성의 모던 룩을 제안했다. “심플한 것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선언한 미우치아 프라다는 1970년대 실루엣에 빈티지 컬러를 사용한 깔끔한 룩에 굵은 테두리 하나만으로 스포티한 느낌을 더한 룩을 줄줄이 선보여 모더니즘을 획기적으로 탈바꿈시켰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 룩들이 모두 비슷비슷해 쇼 전체가 조금 지루했다는 것.

EDITOR. 허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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