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후의 손익을 차분히 따져봐라

디자인하우스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으로 국내 최고의 교육 수준과 감각, 지성을 갖춘 최초의 생활 문화지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자신의 건강은 물론 중요한 일이나 관계를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더위로 스트레스와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시기. <스트레스 힐링> 등을 펴낸 서울백병원 우종민 교수가 분노 조절의 필요성과 분노를 다스리는 비법에 관해 들려준다. 우종민 인제대학교 부속 서울 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부교수. 분노와 스트레스로부터 뇌와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일러준다. 존스 홉킨스 대학교 보건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인제대학교 스트레스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최근 서울백 병원 학술상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논문 주제는 ‘꽃가루와 자살률의 관계’였다.분노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나분노를 참아야 하는 결정적 이유는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이가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습관적이고 반복적인 분노는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뇌에 악영향을 끼친다. 분노와 밀접한 관련을 맺는 부위는 전두엽. 이성적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곳인데 분노가 일상화되면 조절 기능이 약화돼 충동 조절을 못하게 된다. 억제 능력이 떨어져 별것 아닌 일에도 화를 내게 된다. 감정 조절을 못하면 우울증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뇌는 전두엽, 측두엽, 후두엽 등 다양한 부위로 이뤄지는데 화를 많이 내면 기억과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부위의 뇌세포가 깨지고 결과적으로 뇌가 쪼그라드는 결과로까지 이어진다. 당장 화가 치밀어 오르더라도 일단 냉정함을 유지하고 화를 참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분노 호르몬은 통상 15초면 사라진다. 이 15초를 견디지 못해 뇌를 ‘다치게’ 하고, 평생 후회할 일이 생긴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최근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고 언어 폭력이나 공격적 행동으로 자신은 물론 자신이 속한 조직 전체를 위기에 몰아넣은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비단 서비스 제공자나 관련 업체에만 그렇게 행동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반복되는 행동이 습관이 되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행한 습관적 행동이 시대가 바뀌면서 뉴스 거리가 된다. 평소 조직과 가정에서 욱하고 화를 내며 상대방을 윽박지르거나 인격적으로 모욕하진 않았는지 돌아볼 일이다. 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강압적으로 밀어붙이기만 하는 사람은 결국 문제를 일으킨다. 여러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리더에게는 분노를 잘 조절하고 주변 사람들과 조화롭게 소통하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 사람의 가장 대표적인 스트레스 반응은 분노이다. 다른 나라 사람과 비교할 때 똑같은 자극에 대해서도 화를 더 잘 낸다. 필자는 한국인의 스트레스 반응을 연구하고 있는데, 외국인과 가장 큰 차이가 바로 분노 반응이 많다는 점이다. 외국 사람은 우울이나 불안처럼 심리적인 반응이 많다. 반면 우리나라 사람은 ‘열불 나서 진짜…’, ‘화나 미치겠네’ 같은 분노 반응이 가장 많다. 게다가 과격하며 수위도 높다. ‘몸으로 해결하는’ 신체적 분노 표출도 많다.분노하는 버릇은 뇌에 자동 저장된다마음에 여유가 있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은 화를 잘 내지 않는다. 자기가 힘들고 감정을 추스를 여유가 없으니까 자꾸 화를 내게 되는 것이다.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사람은 굉장히 큰 손해를 보기가 쉽다. 그러다 보니 아주 잘나가다가도 한순간에 모든 걸 놓치고 망쳐버린다. 화를 내는 게 다 나쁜 것만은 아니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에게 총을 쏠 때를 생각해보자. 아마 그는 아주 화가 많이 나 있었을 것이다. 거기엔 그만 한 이유가 있었다. 분노를 표현함으로써 얻게 되는 정치적인 목적도 있었다. 그런 화를 ‘의분’이라 부른다. 의분은 문제가 안 된다. 문제는 우리 대부분이 일상생활에서 내는 화가 의분은커녕, 쓸데없고 남에게 상처만 주는 단순한 화라는 것이다. 공격적인 방식으로 화를 표출하다 보면 그게 뇌에 자동 저장돼 화를 내는 습관이 깃든다. 화를 잘 내는 사람 중엔 생각하는 방식이 병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자기에게 불리해지면 무조건 남 탓을 하고, 남의 행동이 고의라고 단정 짓는다. 걸핏하면 무시당했다며 시비를 건다. 이런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건 쉽게 화를 내고, 타인에게도 적대적으로 대한다. 화를 내는 것도 일종의 습관이다. 어느새 화나는 쪽으로 상황을 해석하는 습관이 몸에 밴 것이다. 화가 나면 뇌 신경이 흥분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흘러나온다. 심장이 더 빨리 뛰고 두근거리며, 호흡이 가빠진다. 여기까지는 정상 반응이다. 그러나 성격적으로 화를 잘 내거나 ‘분노 중독’에 빠진 사람은 신경계통이 남들과 다르게 변한다. 사소한 자극에도 교감신경계가 강한 흥분 반응을 일으킨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심장병, 고혈압, 동맥경화, 소화 장애 같은 질병을 겪게 된다. 오래 살지 못할 확률이 높아지는 셈이다. 뇌세포에도 손상이 온다. 뇌세포가 깨지면 뇌가 위축된다. 아무리 화가 나도 내 뇌세포와 바꿀 만큼 그 일이 중요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한다면, 화를 낼 일이 별로 없을 것이다. 분노를 다스리는 명약, 유머와 동정화가 날 때는 우선 격렬한 운동 같은 것으로 감정을 좀…

Share This Post

More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