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cover JUN

도나텔라 베르사체의 활기 넘치는 ‘벙크(Vunk)’부터 펜디의 퍼 모호크족까지 2013 F/W 컬렉션은 펑크에 취해 있었고 언더커버의 준 다카하시(Jun Takahashi)는 아웃사이더를 덧붙였다. 2년간의 공백 후 2013 F/W 컬렉션으로 다시 파리로 돌아온 준은 너바나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소르본의 친밀한 분위기로 연출된 캣워크 위에 토끼 가면과 펌프스, 포니테일의 모델들을 세웠다. 남성 셔츠 칼라로 만든 드레스, 빈티지 란제리의 레이어로 만든 이브닝 재킷 그리고 레더 바이커 재킷은 믿기 힘들 정도로 비틀려(!) 재구성되었고 두 개의 손가락 뼈가 허리를 부여잡는 듯한 프린트와 으스스한 유머 감각으로 해부된 장기(눈, 입술, 심장)가 더해져 관능적이고 비현실적으로 완성되었다. 1994년 어둡고 로맨틱한 첫 언더커버 컬렉션을 선보인 준은 언제나 새로운 움직임이고 진정한 펑크다. 최근의 유니클로, 나이키와의 성공적인 콜라보레이션 작업 후 준은 다시 한 번 언더커버를 통해 자신의 뒤틀린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한다.



파리의 캣워크에서 2년 동안 떠나 있었다. 왜 지금이 컬렉션을 다시 선보일 시점이라고 생각하게 됐나?
대지진 참사 이후, 우리 일본인들은 정신적으로 최악의 상태에 있었다. 그후 2년이 지났고, 모두가 현재의 상황에서 더 발전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나도 그중 한 명이다. 나는 스스로를 회복시키기 위해 파리로 돌아오는 것을 선택했다. 파리로 돌아오는 것이 내가 진정 희망한 일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일본의 지진이 당신에게 남긴 상처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당신의 2013 F/W 컬렉션에 영향을 미쳤나?
창작에 대한 열망이 있었고, 단 하나만 존재하는(원 오프) 드레스들을 선보일 수 있었다. 2년 전, 정신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나는 원 오프 의상들을 제작할 수 없었다. 그런 옷들은 직감적으로 완성하는 나만의 작품이니까. 나에게 2013 F/W 컬렉션 의상들은 신성한 작품이다.

왜 ‘아나토미쿠튀르(Anatomicouture)’라는 쇼 제목을 붙였나? 의상의 내부 뼈대를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였나?
내적 자아를 보여준다는 생각이었고, 내 작품과 내 머릿속의 생각을 보여주고자 하는 욕망에 부합하는 것이었다. 

해골과 장기를 모티프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컬렉션은 아름답고 매혹적이다. 추함과 아름다움 사이의 대조에 당신의 관심이 되돌아온 것인가?
추함과 아름다움은 사람의 정신에 함께 존재한다. 나는 항상 그러한 감정을 표현하고 싶다.

2013 F/W 쇼에서 펑크 퍼포먼스 아트를 느낄 수 있었다. 왜 무대를 극장처럼 꾸몄나?
이번 컬렉션의 테마가 사람의 감정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내 테마가 그러한 무대를 통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캣 파워(Cat Power)와 제임스 블레이크(James
Blake)의 노래를 사용했다. 모든 노래들은 굉장하고 의미가 있으며, 내가 표현하고 싶어하는 것들을 가사와 노래들을 통해서도 전달할 수 있게 해줬다.

패션에 대한 사랑이 시작된 건 언제인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언더커버로 당신을 이끌었나?
어렸을 때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비틀린 성격을 갖고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펑크에 푹 빠졌다. 패션에 대한 관심은 15세 때쯤 생겼고, 디자이너가 되는 꿈을 꾸게 됐다. 18세 때, 문화 복장 학원에 들어갔고 나보다 나이가 많은 선생님들에게 ‘디자인’을 배우는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지곤 했다. 그러나 나 스스로 자신에게는 학교에서는 오직 기술만을 배우는 것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언더커버는 일본 디자이너의 뉴 웨이브 가운데 하나로 간주된다. 당신의 접근 방식은 레이 가와쿠보와 요지 야마모토와 어떻게 다른가?
언더커버가 뉴 웨이브의 일부인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테레오타(Stereotype)을 깨는 것 등은 레이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당신과 친구인 히로시 후지와라는 시디셔네리즈(Seditionaries)의 빈티지 작품들을 수집하고 그것에 대한 책을 냈다. 펑크가 당신에게 미친 영향과 왜 여전히 오늘날 공명되는지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나?
나에게 있어 펑크는 관습적인 생각에 대해 의문을 갖고 이를 폐지시키는 정신을 의미한다. 그것이 나의 근본적인 지침이다. 지침은 패션에 적용시킬 수 있다. 나는 펑크를 여러 방식으로 해석해서 디자인에 불어넣는다. 두 개의 모순적인 요소를 함께 녹여내는 것이나 일반적으로 금기로 생각되는 기술을 적용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최근 유니클로와 나이키를 위한 라인을 디자인했다. 그런 경험을 어떻게 즐겼나? 그러한 작업이 언더커버에영향을 미쳤나?
유니클로와 나이키와의 콜라보레이션은 언더커버와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디자인이었다. 따라서 언더커버 작업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유니클로와의 콜라보레이션은 대중적인 상품을 창조하는 것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전위적인 작품을 디자인하는 것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아이템의 기준을 알려주었다. 나이키와의 콜라보레이션은 종종 스포츠 웨어에서 충족시키지 못하는 패션 디자인의 미학과 필수적인 기능을 통합하는 제품을 만들며 디자이너와 러너로서 매우 만족했다. 디자이너로서의 내 커리어에 이들 콜라보레이션이 좋은 경험이 됐다.

6개월 단위로 진행되는 패션쇼의 흐름을 따라가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리고 몇 시즌 동안 파리에서 쇼를 하지 않았다. 지금은 패션 캘린더 안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당장은 6개월 단위가 적절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언더커버 컬렉션의 각 테마는 시즌에 따라 변화한다. 컬렉션 준비에 6개월 이상이 걸리거나, 같은 테마로 1년을 작업한다면 테마에 대한 긴장감을 유지하기가 힘들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리고 나는 신선함을 잃는 것에 대해 걱정하게 되었다.

2013 F/W 컬렉션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다음 시즌에도 런웨이에서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언더커버를 기다려왔다는 강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굉장히 고맙게 생각한다. 다음 시즌에도 런웨이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내년은 언더커버의 20주년이다. 지금까지 당신이 진화해왔다고 생각하나?
많은 단계를 통과했고 수많은 것을 경험했다. 여러 어려움에 직면했던 시기도 있었고 그냥 환경적인 요소에 따라 뛰어들게 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헛되지 않았다. 나는 언더커버의 모든 성공과 실패에 책임을 갖고 있다. 내가 선택한 길이 부끄럽지 않도록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TEXT 킨 우(KIN WOO)

Share This Post

More Articles